[담양신문] 정부는 지난 9월 19일부터 10월 13일까지 인구감소지역 중 6개 지역을 대상으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위한 공모를 진행했다.

이 사업은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해당 지역에 30일 이상 거주 해 온 주민 모두에게 매월 15만 원의 지역화폐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소멸 위기 농어촌 활력 회복을 위해 시행될 예정이다.

우선 시범사업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경제·공동체 활성화와 인구구조 변화를 모니터링 하여 향후 인구감소지역 전체에 걸쳐 농어촌기본소득을 시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담양군은 이 시범 사업 공모에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전남에서는 인구감소지역 16곳 중 총 14개 군이 신청했고, 이후 곡성군과 신안군은 이미 1차 심사를 통과했다.

오늘 (20일) 최종 결과 발표만을 앞두고 있는데 전남의 인구감소지역에서 유독 담양군과 완도군만이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담양군은 ‘재원이 없다’며 재정 형편을 핑계로 대지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번 농어촌기본소득 공모사업은 국비 40%에 지방비 60%를 부담하는 걸로 되어 있는데 지방비 부담 60% 중 도비 40%, 군비 60%로 실제 군비는 총사업비의 36%를 부담하게 된다. 이에 따라 담양보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군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예를 들어, 순창군과 곡성군은 담양보다 규모나 재정 여건에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도전하여 1차 예선을 통과하여 최종 결정만을 앞두고 있다. 이런 이유는 재정적으로 어렵기는 다 마찬가지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군민에게 돌아갈 혜택과 지역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중요하게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만약 담양군이 시범사업 대상에 선정됐다면, 군민 약 4만 3천 명에게 2년간 1인당 360만 원, 총 약 1,548억 원이 지급될 수 있었다. 이 중 40%인 620여억 원은 국비로 충당된다. 군비는 매년 약 280여억 원이 소요되는데 이는 2025년 담양군 본예산 5,264억원의 5%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늘어만 가는 빈 점포와 활력을 잃은 담양의 상가 등을 생각할 때 이를 통해 담양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지역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효과를 생각한다면 예산 규모상 결코 힘든 일만은 아니라 생각된다.

더욱이 농어촌기본소득 사업은 지난 4월 2일 담양군수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현 군수의 주요 공약의 하나로 제시되었던 것이지 않은가? 그런데 정작 공약을 실현할 중요한 기회가 왔음에도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공약이행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담양군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만을 댈 것이 아니라 일단은 신청을 하고 선정이 되었을 경우 세부적인 예산 조율을 통해 실행방안을 고민했어야 마땅하다.

이재명 정부의 인구감소지역에 해소에 대한 주요한 정책의 하나로 제시된 농어촌기본소득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오로지 득표만을 위한 공약이 아니었길 바란다.

필자는 지난 9월 말 김영록 지사의 정책 비젼 투어 당시 담양의 미래를 위해 서남해안권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담양군에도 충분히 배정해 줘야 함을 강조했다. 이는 향후 시행될 농어촌 기본소득 재원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 하에서 담양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 열심히 고민하는 담양군이 되었으면 좋겠다. 취임 이후 담양군수는 지역 내 350여 개 마을을 순회하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이장단과도 간담회를 갖는 등 소통행정을 강행하고 있지만, 담양군민의 보다 행복한 삶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뛰고 정책을 고민하는 노력 또한 무엇보다 필요할 때라 생각된다. 실제로 지역 사회에서는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군정은 뒷전이고, 선거운동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는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혁명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여기에서 조금만 뒤쳐저도 따라잡기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때 정책의 우선순위를 잘못 판단한 대가는 고스란히 군민이 떠안게 된다.

그러기에 담양군이 스스로 걷어찬 이 기회, 정말로 군민을 위한 결정이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소멸위기 담양을 위해, 담양의 활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