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신문] 정부가 추진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전라남도 16개 군 가운데 14개 군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담양군과 완도군만이 신청하지 않았다. 이 중 신안군과 영광군 등 2개 군은 신재생에너지 등 공유자원을 활용한 재원 창출형으로 신청했으며, 나머지 12개 군은 일반형으로 신청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까지 인구감소지역 69개 군을 대상으로 사업 신청을 받아 전국 49개 군이 신청했으며, 오는 20일 최종 6개 지역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선정 지역 주민들에게 매달 15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농어촌 지역 인구감소 문제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정자립도 낮은 담양, 군비 부담이 걸림돌

담양군이 신청을 포기한 배경에는 열악한 지방재정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업의 재원 구성은 국비 40%, 도비 24%, 군비 36%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다.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재정자립도 하위 10개 지자체 중 5곳이 전남 지역으로, 고흥군 6.36%, 신안군 6.74%, 완도군 7.21%, 보성군 7.37%, 구례군 7.66% 순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에 신청한 전남 지역 군 중 가장 높은 재정자립도를 보인 장성군도 17.63%에 불과했다.

인구 3만 명 기준으로 2년간 총 1,080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며, 이 중 국비를 제외한 648억 원을 도와 군이 부담해야 한다. 담양군 입장에서는 36%의 군비 부담이 재정 운영에 큰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근 지역 곡성·신안군은 1차 선정

한편, 17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남 곡성군과 신안군이 농식품부의 1차 심사 대상 12개 군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곡성군은 지난해 재선거 과정에서 전군민 기본소득 지급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자체 재원 확보 방안이 없어 이번 사업 선정에 사활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군과 영광군은 신재생에너지 등 공유자원을 활용한 재원창출형으로 신청해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비 비중 확대와 제도 개선 필요

전남도 안팎에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비 지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국비 비중을 60~70%까지 높여 지방에 예산 부담을 전가하지 않도록 하고, 시도와 군도 적절히 나누도록 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형대 전남도의원도 "정부가 지자체에 주는 교부금 가운데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권한을 넓혀줘야 한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시범사업 지역도 현재 6곳에서 12개 지자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양군의 향후 과제

담양군은 이번 시범사업 불참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감소 대응을 위한 자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기 연천군의 사례처럼 2022년부터 청산면을 대상으로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운영해 소상공인 매출 12% 증가, 주민공동체 활동 1.8배 증가 등의 성과를 낸 지역도 있다.

담양군 관계자는 "재정 여건과 사업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판단했다"며 "향후 제도 개선과 재정 지원 확대가 이뤄진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담양군이 대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등 지역 특화 자원을 활용한 독자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재정자립도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