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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에서 홍 작가는 국가직 공무원으로 34년간 근무하면서 100권이 넘는 동화를 집필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화와 인문학,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했다.
동화와 인문학의 만남
강연의 첫 번째 주제는 ‘동화가 어떻게 인문학과 만나는가’였다.
홍 작가는 동화를 인간의 본성과 삶을 탐구하고,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게 하는 문학으로 정의했다.
그는 “동심은 단순히 어린이의 마음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순수한 마음자리”라며, “동화는 감정으로 배우는 첫 번째 인문학 교과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흔히 동화를 ‘착함’의 상징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동화는 인간 내면의 어두움과 복잡함까지도 다룬다”며 “아이들은 동화를 통해 잘못, 갈등, 책임, 그리고 성장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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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성악설과 동화의 역할
홍 작가는 이러한 동화의 인문학적 역할의 철학적 기반으로 순자와 한비자의 ‘성악설’을 꼽았다.
순자의 제자이자 법가 사상가인 한비자가 인간을 본질적으로 욕망과 이기심을 지닌 존재로 보고, 이러한 악한 본성을 인정할 때에만 사회 질서가 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한비자의 인간론은 현실을 직시한 관점이지만, 사람은 악할 수 있어도 동화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며 “동화는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수를 인정하고, 스스로 바로잡는 힘을 기르는 이야기, 그것이 동화의 진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기록이 아닌 기억… 역사 동화의 의미
홍 작가는 “역사는 기록이 아니라 기억이다”며 “아픈 역사일지라도 어린이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라며 ‘역사 동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역사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단순히 역사적 상처를 알려주는 것을 넘어, 그들의 마음속에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심어주고, 나아가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인문학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는 5월 15일(목)에는 글을낳는집 작가들이 들려주는 세 번째 인문학 이야기 - 박태건 시인 (원광대 교수)의 ‘삼국유사로 읽는 익산 세계문화유산’이 열리며, 패널로 장성욱 소설가가 참여한다.
김도균 기자 dysm.k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