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신문] 충남 공주의 박명순 평론가가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출간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에세이 『영화는 얼굴이다(등)』와 평론집 『거울과 유리창(등)』까지 가을의 절정에 출산되는 저력을 보인 것이다.

『영화는 얼굴이다』는 <우리는 가족> <가족이지만 불편한> <영화는 타인의 얼굴이다> 등 7부로 구성되었으며, 『행복 목욕탕』『미나리』『장수상회』『인어공주』 『고령화 가족』『죽여주는 여자』『말임 씨를 부탁해』등 62편의 영화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4년 전 출간된 『영화는 여행이다』에 이은 두 번째 영화 에세이이다.

작가는 영화를 통하여 새롭게 만난 삶의 현장을 가장 섬세하게 보여주는 건 얼굴(얼골)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영화 한 편마다 담긴 이야기를 얼굴로 기억하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그 스크린은 가장 아름답거나 가장 가슴 아팠던 표정의 인연이므로 영화 앞에서는 언제나 ‘을’이 될 수 있다고 소회한다.

▲ 박명순 작가

박명순 작가의 뜨거운 학구적 열정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온 담양의 창작 레지던시 '글을 낳는 집'의 김규성 촌장은 이번 두 권의 작품집 출간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피력했다.

박명순 작가는 오랜 기간에 걸쳐 수 차례의 정시 모집과 공실 발생 시 수시로 이용하는 등 '글을 낳는 집'을 애용해 왔으며, 불철주야 창작에 임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작가들에게 자극을 주고, 그들의 안일한 창작열을 분발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고 한다.

강영진(신정중) 국어 교사는 60여 편의 영화 에세이를 단숨에 읽었다며, 일치된 생각을 찾으면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른 차원으로 볼 때는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열차 여행에서 편안하게 술술 읽을 수 있는 게 문체의 장점이기도 하다.

동시에 출간된 『거울과 유리창』은 『슬픔의, 힘』『애도의 언어, 소생의 힘』에 이은 세 번째 평론집이다. <감시와 처벌의 시대> <공명하는 목소리, 거울들> <문학으로 만나는 세상> 등 3부로 구성되어있다. 평론 문체의 고답적 스타일을 벗어나 쉬운 문장으로 풀어주는 특장(特長)이 보인다. 이기영, 신채호, 윤정모, 강병철 등의 소설가와 권덕화, 박용주 등의 신작시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조동길(공주대 명예교수) 소설가는 ‘그의 글에는 텍스트를 꼼꼼하고 세밀하게 분석하는 치열함, 부분과 전체를 함께 바라보려는 균형감, 적확한 단어 선택과 유연한 문장으로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작가는 문장 작업으로 숲을 가꾸는 행렬에 끼어들어 마음을 여는 창(窓)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중등 교사로 재직 시에 공주대, 순천향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소설가 강병철과 함께 부부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