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가 발표한 2023년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이며, 우리나라는 2022년 24위에서 2023년 22위로 두 단계 상승했다 (출처=EIU 홈페이지)

[담양신문] 역시나 22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에서는 큰 이변이 없이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광주·전남 선거구 중 담양·함평·영광·장성선거구에는 다음 두 가지 흥미로운 결과가 두드러진다.

△ 광주·전남 최고 투표율(72.47)과 광주·전남 민주당 최저 득표율(56.46%)
△ 광주·전남 무소속 후보 최고 득표율(35.91%)

일반적으로 당선 가능성은 ‘정당 요인’과 ‘후보자 요인’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정당 요인이 후보자 요인보다 영향력이 크다.* 민주당이 강세인 우리 지역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무소속 당선인이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이번 총선 결과도 정당 요인의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당 요인’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후보자 요인’과 현격한 영향력의 차이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의 정책과 역량이 유권자들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월등히 높은 광주·전남 선거구에서는 무소속 후보 또는 다른 정당 후보자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리한 선거운동을 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수십 년간 지속된 지역 주의의 영향으로 형성된 강화된 ‘정당 요인’과 약화된 '후보자 요인'이 ‘완전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들이 다양한 후보자들을 검토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놓치는 데서 기인한다.

‘완전한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하 ‘EIU’)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 '민주주의 지수는 △ 선거절차와 다원주의 △ 정부의 가능성 △ 정치 참여 △ 정치 문화 △시민 자유 등 총 5개 평가 항목의 평균점수이다. 이 때 평균점수에 따라, 8점을 초과하는 국가를 ‘완전한 민주주의’,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 4점 초과∼6점 이하를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그리고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등 4개의 카테고리 또는 집단으로 구분해서 발표하고 있다.

'EIU'가 발표한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 지수'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결함 있는 민주주의’ 카테고리에 포함되었으며, 한국의 ‘정치 문화’는 다른 항목에 비해 가장 낮은 지수였다. 주목할 대목은, 2023년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평균 8.09으로 상승하고 ‘완전한 민주주의’ 카테고리로 이전보다 한 단계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 문화(Political Culture)’ 항목은 평균 지수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6점 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쉽게 바뀌지 않는 한국 '정치 문화' 의 특성과 개선의 어려움을 유추할 수 있다.

이번 제22대 총선에서 나타난 광주·전남의 강한 ‘정당 요인’의 부정적 영향은 이개호 의원의 ‘3차례 연속 단수공천’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발 여론과 이석형 후보의 '무소속 후보 최고 득표율' 과 '당선 후 민주당 복귀 공약'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양·함평·영광·장성 유권자들은 광주·전남의 다른 선거구 유권자들과 달리 ‘정당 요인’을 견제하고 ‘후보자 요인’과 균형을 맞추는 차별화된 선택을 했다. 제23대 총선에서는 우리 지역 유권자들이 한국의 '정치 문화'를 개선하는 주춧돌이 되어, 말 그대로 '완전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길 바라본다.

[참고 자료]
*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0764424
** https://shorturl.at/cjuE9
*** https://www.nec.go.kr/files/B0000235/201701/BBS_20170111081546245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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