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과 상실로 엮은 삶의 이야기...고성만 시인, 두 번째 시조집 『마늘』 펴내 김도균 기자 dysm.kr@daum.net

2025년 10월 10일(금) 21:16

고성만 | 다인숲시선 | 2025년 9월

[담양신문] 올해 초 산문집 『다행이다, 내가 더 사랑해서』로 잔잔한 감동을 줬던 고성만 시인이 두 번째 시조집『마늘』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부터 중년의 성찰까지, 한 사람이 자라며 겪는 마음의 변화를 시로 담아냈다. 책 전체를 흐르는 주제는 ‘상실’과 ‘그리움’이다.

시 속에는 첫사랑, 소꿉친구, 누이 같은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들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시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상징적인 존재들이다. 그리운 사람이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을 아프게 만든 이들이기도 하다.

특히 시집 제목이기도 한 『마늘』은 시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대표작이다. “불판 위에 올려진 이백여 뼈마디”라는 표현처럼, 삶의 아픔과 치유, 그리고 다시 살아가는 힘이 시에 녹아 있다. 마늘은 고향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슬픔과 생명력을 함께 상징하는 중요한 이미지다.

시인은 책 말미에서 “삶이 곧 시라는 말이 싫었고, 시가 삶과 아무 상관 없다는 말은 더 싫었다”고 고백한다. 오랜 시간 자신의 시가 누군가에게 닿기를 기다려온 그는, “때가 되면 저절로 피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마늘』은 시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담고 있다. 어린 날의 순수함, 현실의 아픔,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찾아오는 깨달음까지… 이 시집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을 조용히 건드리며, 잊고 있던 감정들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 작가의 말

방송국 심야 프로에 엽서 보내놓고 “너의 생일 축하!” 이런 메시지가 전달되기 고대했지.누군가 내 시에 대해 입에 올려주기를 간절히 기다려온 것도 십수 년째삶이 곧 시라는 말이 제일 싫었고, 시가 삶과 동떨어졌다는 말은 더욱 싫었던, 앞뒤 맞지 않는 사유는 도대체 어찌한단 말인가.저 티베트 고산의 구름族이 신께 바치기 위해 만든 마리골드 화환처럼 때가 되면 저절로 피어나기를,“너의 생일 축하!” 이런 메시지가 밤하늘에 빛나는 별 같기를.

고성만 시인

■ 작가소개

전라북도 부안에서 태어났다. 1993년 [광주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1998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올해 처음 본 나비』 『슬픔을 사육하다』 『햇살 바이러스』 『마네킹과 퀵서비스맨』『잠시 앉아도 되겠습니까』 『케이블카 타고 달이 지나간다』 『파씨 있어요?』, 시조집 『파란, 만장』을 발간했다.

지금은 광주광역시 연제호숫가를 산책하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