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도시 담양을 꿈꾸자! - 청소년 및 시민 교육과 실천으로 모두가 행복한 인문학 도시 담양 만들기 담양신문 dysm.kr@daum.net

2024년 12월 05일(목) 09:56

▲ 김용주(옥토 밭)

[담양신문] 예부터 대나무의 고장 담양은 의로운 충절의 고장이자 가사문학이 태동한 문화의 중심지였다. 이러한 담양의 명성을 유지하고 발전하기 위해 이제는 인문학 중심지로 거듭나야 한다.

인문학이란 한마디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도록 인격과 교양을 길러주는 학문으로 문학, 역사, 그리고 철학이 대표적이다.

인문학을 통해 상실되어가는 인간성을 회복시켜 아름다운 담양을 만들어 갈 때 다함께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담양은 과거의 명성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더욱 가치 있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금까지 현대에 이르는 산업혁명은 물질적 부를 축척하는데 중점을 두었지만,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인문학을 통한 제품개발을 강조했다. 과학기술을 비롯한 삶의 모든 것이 이제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행복을 증진시키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사는 것인가?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가?

그 해법을 먼저 문학작품에서 찾아보도록 하겠다. 문학은 어떤 사실을 알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아는 사실을 통해서 올바르게 사는 것을 깨우쳐 준다.

단테의 「신곡」은 약 700여 년 전에 쓰였지만, 그 작품이 담고 있는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현대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또한 중세 서구의 르네상스 문화를 꽃피게 하는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으며, 인간이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윤리적, 지적 미덕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당시 사회의 부조리한 사실을 지옥, 연옥, 천당으로 묘사하고 독자들에게 ‘사후에 어디로 갈 것인가?’ 라는 질문과 그 구원의 세계를 찾기 위해 신을 찾는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리고 탐욕을 부리지 않고 정의롭고 미덕 있는 삶을 살 것을 촉구하며, 이를 통해 인간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전한다.

그럼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인문학 도시 담양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시민 한 분 한 분이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서로가 겸양의 미덕을 갖추어야 한다. 교양을 갖춘 신사, 숙녀들이 사는 담양이야말로 이상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담양문화가 있다. 송순의 면앙정가를 시초로 송강 정철이 이를 꽃피운 가사문화 또는 정자문화다.

소쇄원, 독수정, 환벽당 등 담양의 대표적인 정자에서 창작된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관동별곡 등은 담양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뛰어난 가사 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리고 당시의 정서와 삶의 가치를 잘 담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담양 사람들이 너 나 없이 아름다운 관계를 맺어가면 얼마나 훈훈한 도시, 얼마나 따뜻한 도시가 될까? 담양군민 모두는 담양을 아름답게 만드는 주역이며, 우리들의 겸손과 친절은 담양을 인문학 도시로 만드는 큰 동력이 될 것이다.

다음은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철학이다.

철학은 그 시대나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여, 그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학문이며. 슈펭글러의 ‘철학이 없는 역사를 개미의 역사’라는 말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

오늘날 좌와 우의 대립, 진보와 보수의 대립,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대립이 치열한 것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자본가가 크게 늘어나면서 발생한 빈부의 격차가 그 원인이며, 빈부격차 해결을 위해 마르크스나 엥겔스의 사회주의가 탄생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 삶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

아테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대 대왕에 대한 일화이다.

한번은 알렉산더 대왕이 디오게네스를 찾아가, “나 알겠느냐? 나는 알렉산더 대왕이다. 네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건 다 소원대로 들어주마. 말해 보아라” 했더니, 그 대답이 걸작이다.

“폐하시여, 폐하의 그림자가 제 햇볕을 가리고 계시니, 그 그림자를 비껴 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그것이 제 소원입니다”라는 뜻밖의 말에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라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구나”라는 말은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삶의 가치에 대한 답을 준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20여 년이 넘도록 가장 인기를 끌었던 과목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샌델 교수는 현대사회의 정의란, 공동의 선과 미덕을 키우는 것이며, 전체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철학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물질적 성공과 소유에만 집중하는 사회에서 벗어나, 모두가 행복한 담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문학에서 제시하는 철학적 가치가 필요하다.

인문학을 통해 올바른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도시는 이 사는 도시이다. 인성이 바른 사람이란, 인격과 교양을 갖춘 사람으로, 마음씨가 곱고,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고, 예의가 바른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담양이야말로 참으로 깨끗하고, 훈훈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이다.

인문학이 제시하는 올바른 삶의 가치들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진정으로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제공하며, 이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공동체 전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담양이 인문학도시로 거듭나려면 시민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문학적, 철학적 교육의 기회가 필요하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배운 것을 실천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담양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길 바란다.